치매보험, 저희 아버지를 계기로 준비하게 됐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치매보험이라는 단어 자체에 별 관심이 없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치매는 나이 많은 사람들 이야기고, 나랑은 아직 상관없는 얘기지”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저희 아버지가 갑자기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끼기 시작하면서 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단순한 건망증이라고 생각했어요. 대화 도중에 단어가 자꾸 생각이 안 난다거나, 약속을 깜빡하는 정도였거든요. 하지만 어느 날은 아침 식사를 두 번 하시고, 또 어떤 날은 핸드폰을 전혀 다른 장소에서 찾으시는 걸 보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병원에 모시고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일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정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그때부터 인터넷을 뒤져가며 치매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치매보험’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됐어요. 처음엔 보험료가 부담스러워서 망설였지만, 치매보험가격이 나이에 따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확인하고 나니 후회가 밀려오더라고요. 아버지 나이에선 이미 보험료가 월 5만 원 이상이었고, 일부 상품은 가입조차 어려웠어요. “이걸 미리 알았더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결심했어요. “나는 적어도 내 나이(40대 초반)일 때 준비하자.” 그 후 여러 보험을 비교해봤어요. 보장 범위가 경증 치매부터 시작하는 상품도 있었고, 중증 치매만 보장하는 대신 치매보험가격이 저렴한 상품도 있었죠. 간병비를 매월 지급해주는 상품은 좀 더 비쌌지만, 실제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교사이트를 통해 상담도 받아보고, 제 나이에 맞는 설계를 몇 개 받아봤어요. 결국 저는 무해지환급형 비갱신 치매보험으로 결정했어요. 해지 시 환급금은 없지만, 보험료는 고정되고 보장은 평생 유지되니까요. 아버지를 보면서 느꼈던 불안함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던 결정이었어요.

지금도 주변 친구들이 치매보험 이야기를 하면 저는 꼭 말해요. “생각보다 일찍 준비해야 해. 보험료도 그렇고, 건강할 때만 가입할 수 있어.” 아버지를 통해 알게 된 이 경험이 저에겐 소중한 교훈이 됐어요.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나는 아직 괜찮은데?”라고 생각하고 계신다면, 한 번쯤 저희 아버지 사례를 떠올려보셨으면 좋겠어요. 치매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고, 치매보험은 늦으면 늦을수록 기회도, 비용도 줄어듭니다.